지난 주말에 남편의 생일을 맞아 아들네 식구가 내려왔다.
6월 막바지라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날씨였다.
내려오기 며칠 전 며늘애가 말했다.
"어머니, 이번엔 가족끼리 풀 빌라에 가서 하루 놀아요. 물놀이도 하고 고기도 구워먹어요."
애들식구 내려오면 이것저것 장만한다고 힘든 엄마를 좀 쉬게 해주고 싶단다.
풀 빌라란 말만 들었지 수영장이 있는 팬션이라는데 가본 적이 없다.
흔쾌히 그러자고 했다. 남편은 애들 노는 곳에 가서 어른들은 뭘하는냐고 시큰둥했다.
애들이 가자 할때 아무말 없이 같이 가자고, 단단히 일러두었다.
며늘애가 좋아하는 대게를 포항죽도시장에 주문하여, 도착 시간맞춰 동대구환승센터로 가서 찾아왔다.
대게로 푸짐한 식사를 하고, 케익을 놓고 생일 축하노래를 불렀다.
풀 빌라는 대구서 가까운 청도에 있었다. 조용한 농촌 마을인데. 높은 콘크리트 벽채가 일반 집과는 달랐다.
커다란 나무대문을 밀고 들어가니 한쪽에 풀이 있고, 주거공간 있고, 완전 독립된 집 한채였다.
준비해온 짐을 정리하는 동안 아이들과 주현이는 환복하고 풀로 첨벙거리며 놀기 바빴다.
한낮의 햇살이 뜨거웠지만 풀(POOL)위에 설치된 차양막이 약간의 그늘을 만들어주었다.
모내기를 한 들판이 있고, 뒤에는 작은 산들이 있는 한적한 시골마을에 있는 이런 시설을
서울 사는 애들이 어찌 알았을까 신기할 정도다. 세상 참 좋다.
주변에 알려진 관광지도 없고 볼거리가 많은 환경도 아니고, 오로지 빌라 몇 동이 독립된 한채씩 연결되어 있는 곳이었다.
집 마당에 있는 풀에서 가족끼리 수영을 하고, 집안에서 그 아이들을 보며 쉬기도 하고, 음식을 만들기도 하면 되었다.
또 마당 한쪽에서 숯불을 피워 꼬치와 마시멜로를 꾸워먹기도 했다. 여름빼고는 불멍을 하며 힐링하기에도 좋겠다.
날씨가 무더워, 아들내외가 수영을 하다 들어와 실내 주방에서 홍게를 넣은 라면도 끓이고, 돼지고기를 굽기도 했다.
나도 탁트인 주방을 왔다갔다 하며 풀 빌라를 체험하는 기분을 즐겼다.
한 더위가 한풀 꺾인 오후 시간에 남편과 커다란 대문을 밀고 밖으로 나와보았다. 주변 시골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하늘색은 맑고 푸르다. 산과 들은 초록으로 싱그럽다.
인적없는 마을길을 걷다보니 아주 큰 고목이, 잠시 쉬어가라는 듯 그늘을 내 준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다.
풀 빌라 체험을 하고 돌아와 집에 들렀다 애들 식구가 늦은 시간에 상경했다.
어질러진 집을 정리 하는 내게 남편이 한마디한다. " 생일 축하하러 내려왔는지, 저거들 놀러왔는지, 애들 따라 다닌다고 당신이 더 힘들었다."
" 그런 소리 하지마세요. 멀리서 내려오는 애들 보는 것도 좋고, 내가 해 줄 수 있으니 하는 것도 좋치요.
자식이 부모에겐 권력이라는 말도 있잖아요."
올해 남편 생일은 그렇게 풀(POOL) 빌라서 놀며 일하며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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