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이의 일상보기

여름 휴가를 다녀오다

메아리(주현엄마) 2025. 8. 14. 16:38

 

 

폭염이 절정을 이루는 8월 첫 주, 주현이가 작업장휴가를 받아 우리 세 식구는 오붓한 23일 여름휴가를 보냈다.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단양과 영주를 돌아보는 일정을 잡았다.

출발하는 자동차안에서 기분이 한껏 고조된 주현이가 여행가요를 반복한다.

단양으로 가는 소요시간 2시간 30, 고속도로는 평일이라 순조로웠다.

단양은 남한강이 흘러가는 자연친화적인 곳이다. 단양강이 보이자 시장기를 느껴 강 주변에 있는 간판을 보고 매운탕 집에 들어갔다. 식당에는 손님 한명 없고 주인이 의자에 앉았다 우리를 반겼다. 휴가철인데도 찾아오는 사람들이 없다고 울상이다.

다행이 매운탕 맛은 괜찮았다. 친절한 주인은 단양강 잔도 길에 관심을 보이는 우리에게 친정한 설명을 해주었다. 눈으로 대강 짐작을 하였다,

일단 숙소가 가서 방 배정을 받은 후, 비가 내려 잔도길 걷기 대신 우리는 해발 300M 높이의 전망대가 있는 만천하스카이워크로 갔다

주차장에 도착하여. 대기하고 있는 전용순환버스로 갈아탔다. 고불고불한 길을 올라가 내렸다. 전망대정상까지는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데크로 되어있었다.

전망대에 오르니 발아래로 시원한 남한강과 단양시내가 한눈에 보였다. 특히 전망대 바닥 일부가 유리로 되어 아찔한 스릴을 경험하게 했다. 먼 산에 보이는 채석하다 만들어졌다는 누런색 바위덩이가 번쩍여 지질공원임도 실감하게 했다.

내려오는 길은 버스대신 모노내일을 이용했다. 비가 세차게 내려 시야를 가렸지만 무사히 지상도착이다. 레이저불빛이 화려한 수양개 빛터널과 동굴 벽이 이끼로 덮인 이끼터널을 지나 숙소로 돌아왔다.

301호에 짐을 들여놓고 단양 구경시장으로 구경 겸 저녁식사를 하러 나갔다.

단양은 마늘이 많이 생산되는지 마늘 닭 강정, 마늘 아이스크림도 있다. 우리는 식객여행가 허영만이 다녀갔다는 순대국 집에 들어가 순대볶음을 먹었다. 소문에 비해 그저 그런 맛이었다. 소문난 마늘 닭 강정 한통을 사서 쥐어주니 주현이의 발걸음이 가볍다.

단양강을 따라 천천히 걸어 돌아온 숙소 지하 오락시설에는 시장보다 더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주현이가 좋아하는 노래방에 데려다주니 1시간 동안 혼자 노래 부르고 즐겼다. 한글도 다 해독하지 못한 아이가 그 많은 노래를 듣고 외워서 음정도, 가사도 맞게 잘 한다. 무엇이 잘못되어 저런 모습의 장애를 태어났을까? 아깝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어 왈칵 눈물이 났다.

이튿날,

남편이 호기심을 갖고 있던 페러글라이딩 하는 곳을 찾아갔다. 고불고불 산길을 올라 정상에 도착하니 페러 글라이딩 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대기하고 있었다. 연령제한이 없다는 사실에 남편이 도전하기로 결정하였지만 나는 용기가 없고. 주현이도 겁을 내며 안하겠다니 혼자 둘 수도 없어 망설였다.

글라이딩 시간 10분 정도 착륙 후 밑에서 다시 올라오는 시간까지 30분이면 된다는 설명과 친절한 직원이 주현이를 봐주기로 했다.

드디어 실전의 시간, 장비를 갖춰 교관의 신호에 따라 산위에서 먼저 뛰어 나갔다. 잠시 후 내 몸이 공중에 떠올랐다. 출발의 짧은 시간이 긴장되었을 뿐

그 다음부터는 안정이 되었다. 멀리 시야를 넓혀 바라보기도 하고 발아래 단양강을 내려다보는 여유가 생겼다.

새가 된 기분으로 두 팔과 다리를 벌리기도 하고, 남편을 불러보기도 했다. 10여분을 공중비행을 하고 사뿐히 강바닥에 착륙하는 순간, 약간의 어지러움을 느꼈다. 처음 경험해보는 페러 글라이딩은 이번 휴가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그 다음은 우리는 구인사로 가보기로 했다. 불교 천태종의 본산이라 기도 영험이 있다고 40년 전에 찾아갔던 기억이 있다. 그 때는 길도 고불고불, 뗏목에 자동차를 싣고 강을 건너가던 험한 골짜기에 있었다. 한 가지 소원은 들어준다는 간절한 소망을 품지 않고는 오갈 수 없던 멀고먼 곳이었다.

다시 찾은 그곳은 여전히 가는 길이 힘들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순환택시를 이용해서 공용정류장까지 가서 내려 또다시 걸어서 올라가야했다.

여름날 걷기에는 무덥기도 하고 오르막이라 몇 번을 쉬어야 했다. 절 법당은 기도하는 신도들의 수행공간이 층층이 있었다. 깊고 깊은 산자락에 자리 잡은 웅장한 대규모의 사찰임에 압도당하는 느낌이다.

주현이가 씩씩하게 앞서 올라간다. 40년 전 저 아이를 위해 기도하러 왔던 그

때도 있었고, 여전히 혼자서 살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다.

단양팔경중 하나인 도담삼봉으로 향했다. 남한강 위에 우뚝 솟은 세 개의 봉우리는 신비롭다. 배경삼아 인증 샷을 남기고 그 옆에 있는 석문가는 길은 가파른 계단이라 올라갈까 말까 망설이다 끝까지 올라가보니 커다란 바위가 커다랗게 구멍을 뚫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셋째날

짐을 정리하여 차에 싣고 영주에 있는 소수서원으로 향했다. 명종으로부터 사액을 받게 된 최초의 사액서원이다. 입구부터 소나무 그늘과 운치가 있는 정갈한 정원이 우리를 맞는다. 강학당에서는 의관을 정제한 선비 두 분이 오가는 사람들에게 유학에 관해 직접 가르치고 있었다. 풍광이 수려한 곳에 위치한 경렴정에 기대고 옛 선비들이 시연을 베풀던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소수서원은 여기저기 크고 작은 재실과 누각들이 많았지만 다 살펴보진 못하고 발길을 돌려 부석사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무량수전까지 가는 길을 오르막과 계단이라, 무더운 날씨에 땀이 삐질삐질 났다. 우리나라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인 무량수전을 보리라 다짐하며 천천히 올라갔다. 그러다 눈앞에 들어오는 배롱나무 꽃, 그 단아한 모습에 잠시 환호를 보냈다. 여느 꽃과는 달리 여름에서 가을까지 100 일 동안 한여름의 뜨거움을 견디며 핀다. 사찰이나 선비들의 거처 앞에 심는 것은 청렴을 상징한다고들 한다. 배롱나무 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자니 그 위쪽에 무량수전의 지붕이 보인다. 필 때도 질 때도 고운 꽃, 뜨거운 폭염을 이겨내는 배롱나무에 매혹되어 무사히 무량수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내려오는 길, 절 뒤에 있는 浮石이라 새겨진 바위를 보았다. 부석사는 저것에서 따와 이름지은건가 고개를 갸웃거려보았다.

마지막 일정은 영주 무섬마울이었다. 물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데 수도리의 우리말 이름이란다, 전형적인 물도리 마을로 마을 앞을 돌아나가는 내성천을

건널 때 마을 앞 외나무다리가 유일한 통로였다고 한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어 지금도 그대로 있다.

구불부불하게 나무로 만들어진 외나무다리를 건너보았다. 가뭄 탓에 흘러가는 물이 많지 않아 무섭지 않게 건널 수 있었다. 강변에 모래사장이 많은 것은 마을을 보존하고 강변을 헤치지 않는 덕인 듯하다.

단양과 영주를 살펴보는 사흘간의 여름휴가를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어느새 무더위가 주춤, 그 기세가 한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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