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시작되자 바람에 은행잎이, 단풍잎이, 제멋대로 흩날린다.
노란 은행잎이 주루룩 떨어지는 것을 보다 잠시 걸음을 멈춘다
수북하게 발아래 쌓이는 노란 융단인 듯, 잠시 마음이 포근해진다.
달력은 겨우 한장, 휑하니 세월 지나간 흔적은 흔적도 없다.
연례 행사인 김장
며칠간 혼자서 사브작사브작 준비했다.
재료중 가장 시간을 많이 잡아 먹는 것은 마늘까기다. 1접을 깠다.
또 담아 놓은 멸치 젓갈을 한지 두 장을 사와서 며칠 동안 말갛게 걸렀다.
배추는 절임배추를 주문했다. 올해는 좀 줄일 요량으로 40키로만 했다.
육수내기, 찹쌀풀 끓이기. 베란다에 내놓은 대형 냄비들을 보고, 놀라며
남편이 일손을 돕고자 해서 무채 써는 것을 맡겼다.
친구 한 명이 거들어 준다고 아침 일찍 왔다.
커다란 다라이에 고춧가루 7근, 육젓, 맑은젓갈, 새우젓, 마,늘 생강, 청각
생새우 갈고. 배, 사과, 무, 양파갈고, 찹쌀풀 넣고, 골고루 빠짐없이 넣었다.
무와 쪽파, 홍갓은 따로 썰어놓았다.
식탁위에 김장 포장해 온 큰 비닐을 깔아놓고 서서 야채속을 조금씩 넣어가며 양념을 버무렸다.
바닥에 앉아 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다.
지난 해에는 며늘애가 손녀 둘을 데리고 체험한다고 내려 왔었는데,
이번에는 아예 온다는 말도 없고, 김장 한다는 말도 안했다. 그게 도와주는 것이려니 싶다.
친구랑 둘이서 하니 조용하고 순조롭다.
아들네 보낼 김치에는 굴을 넣어 무치고, 며늘애가 좋아하는 알타리무 김치도 좀 담았다.
주현이도 김장날 굴 넣은 김치를 좋아하니 따로 무쳤다.
준비한 양념이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 보통 60키로 정도하는데. 이번에 한 박스 줄였더니 그런 듯하다.
아무래도 추가로 몇 포기 더해야 할까보다
김장 끝엔 치우고, 씻고, 정리하고 버리고, 안쓰던 큰 그릇 들이 다 나왔으니 뒷 설겆이가 더 많다.
어쨋던 월동준비, 김장을 완료했으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