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음..
주현이랑 아파트 계단을 내려가는데 3층 복도에서 놀고 있던 5 ~ 6살 쯤 된 여자아이가 저를 불렀습니다..
‘아줌마, 잠깐만요... ‘왜?’ ‘아줌마, 저 언니 , 5층에 살죠?’ ‘그래. 왜?’ ‘근데 아줌마... 저 언니는 왜 길가다가 혼자 웃어요?’
이제는 그런 것에는 초연하고, 초월한 질문이긴하지만.. 순간, 약간 당황? 아니 뭐라고 대답할까? 망설이다가 ‘으응~ 혼자 재미있는 생각이 났나보지 ? ’ 그랬더니
두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고 양 어깨를 으쓱이며 알 수 없다는 동작을 해보였습니다.
우리 주현이가 나타내는 특성 중에 하나가 웃음입니다. 우스운 것을 보고 다같이 웃는 참다운 웃음보다는 웃을 일도 아닌데, 혼자 소리 내어 웃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서 갑자기 큰소리로 웃어서 난처하기도 하고, 민망 할 때가 많습니다.
때로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기도 합니다. 혹시 자기들을 보고 웃거나, 비웃은 것은 아닌가 하고..
이 어미가 함께 있으면 주의를 주고 절제를 시키곤 하는데 어쩌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혼자 실없이 웃는 것을 영리한 3층 아이가 유심히 보았나봅니다.
대부분 자폐아들이 그렇지만 외모로 보면 남자 아이들은 잘 생겼고 여자 아이들은 예쁜 편입니다.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예쁘게 보인다고 하겠지만
그런 맥락에서가 아니라 우리 주현이는 어릴 때부터 예쁘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다 자란 지금은 체중도 늘고, 확실한 자기 표정이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많이 달리지고 미워졌지만,,,
그러나 지금도 얌전하게 입 다물고 있으면, 외모는 멀쩡하니까 우리 모녀가 함께 나가면 꼭 주현에게 길 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럴 때면 주현이는 들은 척도 않고 지나쳐버리거나 의미 없이 웃고 지나가 버립니다.
다른 사람들의 의아해하는 시선이 따라 가기 전에 얼른 이 어미가 다가가서 대신 친절하게 알려주곤 합니다. 낯선 사람에게 이상한 딸로 보여지는게 싫어서...
/쓸데없이 웃지 마라, /이유 없이 울지 마라...
이 어미가 주현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입니다.
사실 요즘은 소리 내어 웃을 일이 정말 없습니다.
웃음이 보약이고 명약이라고 박장대소하며 웃을 때 나오는 웃음 호르몬(엔돌핀)은 수치로 따질 수 없을 만큼 사람을 건강하게 한다지요..
그러나 편안한 사람들과 만나 깔깔거리며 박장대소할 기회도 없으니 이 어미는 크게 소리 내어 웃어본 일도 없건마는..
주현이는 여전히 실없이 웃고 다녀서 쬐끄만 아이들의 호기심 가득 찬 눈총을 받고 있습니다.
어제 일요일, 복지관에서 한달에 한번씩 실시하는 산행을 비 때문에 대신 영화관람을 하고 왔습니다.
...첫사랑 사수 궐기 대회...
다녀온 주현에게 뭘 봤냐고 물었더니..
‘영화 봤어요.. 웃었어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또 그 공공 장소에 가서도 혼자 웃었나 봅니다..
첫사랑을 할 나이에, 내용에는 관심없었을테고...
/웃으면 복이온다고, 건강하다고.../ 그 덕인지..
주현이의 웃음, 그 의미는 이 어미도 모르겠고, 못말릴때가 많지만
그래도 웃는 자기 혼자만은 늘 건강하고, 행복한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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