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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중에 우리 주현이가
손꼽아 기다리던 캠프를 다녀왔습니다.
출발하던 날 비가 억수로 쏟아져서 와이퍼를
가장 빠르게 해도 빗물이 시야를 가릴 정도였습니다.
빗길에 행여 사고라도 날까봐,
또 캠프행사는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이 어미는 그게 염려스러웠지만
주현이는 자기보다 더 어리고, 체격도 훨씬 작은 자원봉사자의 손을 잡고
이 어미에겐 아쉬운 눈길 한번 주지 않은채 매정하게 가버렸습니다.
주현이가 없는 2박 3일간...
사실 따지고 보면
평소, 아침에 복지관 가면 오후에 오니
낮에는 없었던 아이고, 저녁시간만 이틀 비우는 셈인데도
갑짜기 할일이 없어진것 같은 여유로움에
무엇인가를 해야할 것 같은 충동을 느꼈습니다.
주현이가 지난번에 보고온 그 영화를 보러갈까?
아님 분위기 좋은 바닷가 찻집으로 나가볼까?
이런저런 궁리만 해보다가
첫날은 애꿎게 내리는 비를, 안타까워하면서,
그저 바라보면서 하루를 보내고
둘쨋날은 비가 조금 개였으나
주현이랑 셋이서 늘 다니던 들판길을 남편과 둘이서 그냥
조용히 산책하는것으로 보내버렸습니다...
언제나 씩씩하게 앞서가면서
노래도 부르고, 흥얼거리기도 하는 주현이가 없으니
산책길도, 집안도 적막강산이었습니다..
사흘째, 주현이가 돌아오는 그날도 비가 내렸고,
복지관으로 마중나간 이 어미의 반김에는, 반응도 보이지 않은채
주현이가 가장 먼저 던진말은,
'사워 할꺼야~~~"
에고...집에 얼른 가서 사워나 하고 싶다는 뜻입니다.
무정한 녀석, 무심한 녀석...괘씸한 녀석..
언제쯤이면 이 어미의 마음을 알아주고, 받아줄라나?
돌아오는 차안에서 캠프가서 한 일을
살살 구슬려 물어보니 짤막하게 대답합니다.
뭐했어?
/모닥불, 등산../
뭐 봤어?
/파충류 공원...악어. 새. 박쥐...
뭐 먹었어?
/카레...
캠프 재미있었어?
/재미있었어요...
그 말은, 캠프파이어도 했고, 파충류 공원에 가 보았고,
산행도 했고... 오기전에 카레를 먹었다는 뜻이겠지요..
무사히 재미있게 다녀온것에 감사할 뿐입니다..
그런데 어저께부터 주현이가 말했습니다...
/머리가 찌끈찌끈 아파요..
/모기가 물었어요...
해열제도 먹이고, 물린 자국에 약도 발라주니,
좀처럼 자지 않던 낮잠을 깜빡 자고
저녁이면 일찍부터 스스로 불끄고 잠을 청합니다..
아마 캠프 휴유증인가 봅니다..
예민한 아이라 단체생활은 곧잘 따라 하면서
잠은 쉽게 들지 못했을거라 짐작됩니다..
편안하게 잠든 모습을 보자니.
그리도 가고싶은 캠프였건만 그래도 자기집만큼
편안한 곳은 없었나보구나 여겨집니다..
온실의 꽃처럼, 이렇게 부모의 보호속에서만 사는
우리 주현이도 세월과 함께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될터인데
우리가 이 세상에 없어서 지켜주지 못하는 그 때가 오면 어떻게 될까?
갑짜기 가슴 저 밑이 서늘해지며 막막해집니다.